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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을 걸고 마음을 나누다

이감각·복복복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오래전부터 그림과 물건에 담겨 사람 사이를 오갔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새해가 되면 좋은 기운을 비는 세화를 건넸고 복주머니에도 상대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디자인 스튜디오 이감각이 전개하는 복복복은 이처럼 서로의 복을 빌어주던 한국의 문화를 오늘의 선물로 옮긴다. 화조도와 책가도, 호접도 같은 옛 그림은 얇게 비치는 노방 포스터가 되고 바람에 흔들리며 소리를 내는 모빌이 된다. 오래된 그림의 형태보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을 오늘의 생활로 옮기는 이희승 대표의 방식을 들여다봤다.

𝗜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𝗲 leegamgak·BokBokBok

𝗜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𝗿 Seeum Kim


이감각·복복복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서 발견한 조형과 그래픽을 오늘의 생활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디자인 브랜드. 가방과 리빙 오브제 등 생활 전반의 제품을 선보이며 한국의 시각 문화에서 발견한 소재를 현대적인 쓰임으로 확장한다. 복복복은 스튜디오 이감각이 ‘복을 선물하는 일’에 집중해 전개하는 기프트 브랜드다. 화조도와 책가도, 호접도 등 좋은 일을 기원했던 옛 그림의 상징을 노방 포스터와 모빌 등으로 풀어낸다. 두 브랜드는 한국 문화의 원형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조형과 마음을 지금의 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물건으로 이어가고 있다.




“이야기를 알면 의미가 깊어지지만
그 배경을 몰라도 보자마자 갖고 싶어지는 물건.
그 두 가지를 함께 갖춘 한국의 디자인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Q. 이감각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처음 보여주고 싶었던 한국의 디자인과 문화는 어떤 모습이었는지도 궁금합니다.

대학 졸업 무렵 취업을 포함해 여러 길을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제 이름을 건 디자인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컸고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마음으로 비슷한 생각을 하던 이해인 대표에게 함께해보자고 제안하면서 이감각을 시작했어요. 첫 작업은 전통 지공예를 응용해 종이로 만든 탄생 달 귀걸이였습니다. 처음부터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분명했어요. 전통이라고 하면 쉽게 떠올리는 고루하고 낡은 이미지가 아니라 오늘의 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한국의 조형이었습니다. 이야기를 알면 의미가 깊어지지만 그 배경을 몰라도 보자마자 갖고 싶어지는 물건. 그 두 가지를 함께 갖춘 한국의 디자인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Q. 현재 스튜디오 이감각에서는 ‘이감각’과 ‘복복복’을 함께 전개하고 있습니다. 두 브랜드는 어떻게 다르고 ‘복’을 주제로 한 복복복을 별도로 선보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감각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서 발견한 조형과 그래픽을 오늘의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디자인 브랜드입니다. 가방에서 리빙까지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물건을 만들고 있어요. 복복복은 그 안에서 ‘복을 선물하는 일’에 집중하기 위해 만든 기프트 브랜드입니다. 한국의 ‘복’은 나를 위해 쌓는 것보다 아끼는 사람에게 건네는 마음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새해가 되면 좋은 기운을 비는 세화를 건넸고 대궐 문에 붙이던 문배도는 민간으로 퍼져 액운을 막는 그림으로 쓰였습니다. 이런 문화를 살펴보다 ‘복을 빌어주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감각이 한국의 조형을 다루는 브랜드라면 복복복은 한국의 마음을 건네는 브랜드입니다.



“전통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저와 먼 소재를 끌어오기보다
제 안에서 자연스럽게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것을 꺼내려고 합니다.”


Q. 이감각은 “전통 그 자체만이 한국적인 것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감각이 생각하는 오늘의 ‘한국적인 감각’은 무엇인가요?

전통적인 형태를 그대로 옮겨오는 것이 곧 한국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런 방식은 일상에서 한계를 갖게 되더라고요. 저희가 믿는 것은 ‘모두 우리 안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동시대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미 내재된 감각이 오늘의 한국적인 감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통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저와 먼 소재를 끌어오기보다 제 안에서 자연스럽게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것을 꺼내려고 합니다. 모티브의 배경과 발전사를 공부하고 그 안에 담긴 철학을 이해한 뒤 지금의 생활에 맞는 물건으로 풀어내는 과정까지 모두 저희가 생각하는 한국적인 감각에 포함됩니다.



Q. 복복복에서는 화조도와 호작도, 책가도, 호접도 등 전통 회화에서 가져온 이미지를 오늘의 생활 제품으로 풀어냅니다. 원형을 지금의 제품으로 옮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림을 그대로 복제하기보다 그 그림이 담고 있던 마음을 옮기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화조도의 꽃과 새, 책가도의 서재, 호작도의 호랑이와 까치에는 저마다 좋은 일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어요. 저희는 그 상징과 서사를 공부한 뒤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그립니다. 여기에 소재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경험도 더하고요. 얇게 비치는 노방에 그림을 얹으면 빛에 따라 그림자가 함께 일렁이고 종 모빌의 노방에는 작은 나비를 수놓아 바람이 불면 함께 살랑이고, 종이 흔들리며 소리를 냅니다. 벽에 걸린 그림을 눈으로 감상하는 데서 나아가 빛과 움직임, 소리로 경험하게 만드는 거죠. 원형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오늘의 감각을 하나 더하는 일이 복복복이 전통을 다루는 방식입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지역성은 장소보다 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좋은 것을 보면 아끼는 사람을 떠올리고 복을 빌어 건네는 한국 사람의 마음이죠.”



Q. 브랜드에 가장 짙게 반영된 지역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물리적인 장소를 하나 꼽기보다 한국이라는 지역 전체가 저희 작업에 배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궁궐과 박물관을 다니며 유물을 오래 들여다보고 각 지역에서 발달해 온 그림과 물건을 살피는 일이 저희의 일상이거든요. 조선의 시각 문화와 왕실과 민간에서 두루 사랑받던 그림과 물건들이 작업의 큰 원천이 됩니다. 다만 저희가 생각하는 지역성은 장소보다 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좋은 것을 보면 아끼는 사람을 떠올리고 복을 빌어 건네는 한국 사람의 마음이죠. 그런 마음의 습관이야말로 이감각과 복복복에 가장 짙게 반영된 지역성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감각이 생각하는 ‘좋은 로컬 브랜드’란 어떤 브랜드인가요?

자기가 가장 잘 아는 문화를 자기의 언어로 만드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북유럽 디자인이나 아메리칸 스타일도 그곳 사람들이 가장 익숙하고 잘 아는 것에서 출발했잖아요. 저희 역시 서양 디자인사를 기반으로 배웠지만 한국인으로서 나만 할 수 있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묻는 일이 출발점이었습니다. 각 지역의 문화를 자양분 삼은 디자인은 저마다 다른 독창성을 갖게 되고 그런 브랜드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디자인도 다양해집니다. 자기 문화에 뿌리를 두면서 지금의 생활에 닿아 있는 브랜드가 좋은 로컬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Q. 이감각과 복복복은 여러 팝업을 통해 고객을 직접 만나왔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소개하며 새롭게 발견한 점이 있나요?

저희 제품은 직접 만나야 비로소 다 읽히는 물건이라는 것을 매번 확인합니다. 노방 포스터는 빛을 받아야 비침과 그림자가 살아나고 종 모빌은 흔들려야 소리가 나요. 화면에서는 충분히 전해지지 않던 특징을 현장에서 손끝과 귀로 이해하는 순간을 자주 봤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선물할 사람’을 떠올리며 물건을 고르는 분들도 많았어요. “이건 누구에게 어울리겠다”거나 “이 그림의 의미를 전하고 싶다”는 대화가 매대 앞에서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을 건네는 물건을 만든다는 저희의 방향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복복복뿐 아니라 이감각의 제품도 선물로 자주 선택된다는 점도 흥미로웠고요.



Q. 이번 <에딧 뎁트: 네오 로컬>에서는 어떤 제품을 중심으로 이감각과 복복복의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하나요?

두 브랜드의 물건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이감각이 ‘관계’를 통해 발견하는 ‘나다움’을 중심에 두고 한국적 미감을 폭넓게 전개한다면 복복복은 그 줄기에서 ‘복’이라는 주제를 잡아 마음을 건네는 일에 집중합니다. 저희가 만드는 물건은 내 공간을 나답게 채우는 장면과 아끼는 사람에게 마음을 건네는 장면 사이를 오가요. 이번에는 이감각의 리빙 오브제와 함께 화조도와 책가도 노방 포스터, 초충도와 호접도 종 모빌, 용돈 봉투와 티코스터 등을 선보입니다. 특히 종 모빌은 그림을 소리로 감상하는 경험을 담은 제품이에요. 이번 행사에서는 신제품도 함께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번 팝업에서 보여드리고 싶은 로컬리티는 복을 건네는 마음’입니다.”


Q. 전통문화에서 발견한 소재를 오늘의 제품으로 이어온 이감각에게 ‘네오 로컬’이라는 주제는 어떻게 다가오나요?

‘네오 로컬’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저희가 처음부터 해오던 일에 이름이 붙은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전통은 완성된 채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 자라는 것이고 저희는 원형에 오늘의 재료와 쓰임을 더하며 그다음을 그려왔으니까요. 이번 팝업에서 보여드리고 싶은 로컬리티는 ‘복을 건네는 마음’입니다. 조선 왕조에서 세화로 상대의 복을 빌어주었듯 오늘의 사람들이 복복복의 물건으로 아끼는 마음을 전하는 장면을 만들고 싶어요. 저희는 그것이 가장 한국적이면서 지금의 생활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풍경이라고 생각합니다.



Maker's Pick

노방 포스터


좋은 기운을 비는 옛 그림을 얇고 투명한 노방 위에 옮긴 복복복의 대표 제품. 화조도와 책가도 등 전통 회화에 담긴 상징과 이야기를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그리고 빛을 통과시키는 소재를 더했다. 포스터에 빛이 닿으면 그림 뒤로 또 하나의 그림자가 생기면서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다른 장면을 만든다. 자신의 공간에 걸면 취향을 드러내는 오브제가 되고 아끼는 사람에게 건네면 복을 비는 선물이 된다. 옛 그림의 형태보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을 지금의 소재와 경험으로 옮기는 복복복의 디자인 방식을 잘 보여주는 제품이다.



<Edit Dept - NEO LOCAL> COMING SOON!

다가오는 9월, 복복복을 <Edit Dept - NEO LOCAL> 팝업에서 직접 만나보세요!


2026.9.17 - 30, 더현대 서울 B1 대행사장


fin.


𝗜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𝗲 leegamgak·BokBokBok

𝗜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𝗿 Seeum Kim

𝗘𝗱𝗶𝘁 Seulgi Lee

복을 걸고 마음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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𝗜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𝗿 Seeum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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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an

城市的未来与愿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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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灿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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