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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누빈 포근함
키임 스튜디오
누비는 오랫동안 이불과 한복처럼 몸을 감싸는 데 쓰여왔다. 키임스튜디오는 대구에서 이어온 누비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이 소재의 쓰임을 가방과 파우치까지 넓혔다. 누비 특유의 가벼움과 부드러움은 살리고 현대적인 실루엣과 색을 더해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으로 만든다. 한국에서 익숙하게 쓰여온 누비를 일본 시장에 먼저 선보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지역의 오래된 제조 기술을 오늘의 생활과 연결하는 키임스튜디오 김유리 팀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𝗜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𝗲 Kiim'studio
𝗜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𝗿 Seeum Kim

키임스튜디오(Kiim'studio)
1988년부터 침구를 생산해 온 대구 한빛채의 제조 기반에서 출발해 2025년 론칭한 패브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체 공장에서 숙련된 장인들과 원단의 누비 가공부터 봉제와 생산까지 진행하며 제품에 따라 솜의 두께와 스티치 간격 등을 조정한다. 가방과 파우치, 침구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패브릭 제품을 중심으로 누비의 쓰임을 넓혀가고 있다. 자연을 고려한 소재와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지향하며 국내를 넘어 일본 시장에서도 팝업과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2026년에는 도쿄 츠타야 가전 팝업에 참여하며 한국의 누비를 동시대적인 패브릭 제품으로 소개했다.

Q. 1988년부터 이불을 만들어 온 아버님의 공장 ‘한빛채’를 기반으로 키임스튜디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작업장에서 누비 원단과 쉼 없이 움직이는 바 느질 소리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어머니의 포대기에 업혀 공장에 다닐 만큼 누비는 제게 익숙한 소재였어요. 1988년부터 한빛채가 만들어 온 누비는 사람의 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침구의 재료이자 부모님이 평생 다듬어 온 기술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좋은 기술이 침실에만 머무는 것이 아쉬워졌어요. 누비가 한복이나 이불에 쓰이는 옛 소재라는 인식도 바꾸고 싶었고요. ‘부모님이 평생 만들어 온 이 소재를 사람들이 매일 들고 다니는 물건으로 만들면 어떨까?’라는 질문에서 키임스튜디오가 시작됐습니다. 누비의 부드러움과 따뜻함은 살리면서 지금의 생활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물건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부모님이 평생 만들어 온 이 소재를
사람들이 매일 들고 다니는 물건으로 만들면 어떨까?’라는
질문에서 키임스튜디오가 시작됐습니다.
Q. 이불에 쓰이던 누비를 가방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불과 가방은 요구하는 조건이 꽤 달랐습니다. 이불은 평평하고 넓은 면을 덮기 때문에 부드럽고 가벼운 것이 중요하지만 가방은 소지품의 무게를 견디면서 형태도 유지해야 하거든요. 처음에는 이불용 누비의 유연함을 그대로 가져오니 형태가 무너지거나 생각했던 디자인과 다르게 완성되기도 했습니다. 부드러운 볼륨감은 살리면서 내구성과 형태를 갖추기 위해 속통 솜의 두께와 스티치 간격을 여러 번 바꿔가며 테스트했죠. 디자인에서는 누비가 지나치게 고풍스럽게 보이지 않도록 신경 썼어요. 누비 특유의 도톰하고 정갈한 결은 살리고 현대적인 실루엣과 색을 적용했습니다. 가볍고 부드러우며 세탁할 수 있다는 소재의 장점까지 살려 일상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방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Q. 대구의 장인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봉제, 제조 기반 기술은 키임스튜디오의 만듦새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키임스튜디오에게 대구는 생산지를 넘어 누비라는 소재를 연구할 수 있는 뿌리입니다. 자체 공장에서 오랫동안 누비와 침구를 만들어 온 장인들과 기획부터 누비 가공과 봉제, 생산까지 함께하고 있습니다. 외부 공장에 작업 지시서를 전달하는 방식과 달리 원단의 두께와 스티치 간격, 충전재의 양과 세탁 가공 후 달라지는 두께감까지 실제 소재를 만져보며 조정할 수 있어요. 기획과 제작이 한곳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들거나 가방의 특정 부분에 형태를 잡고 싶을 때도 바로 시제품을 만들어 시험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제품마다 적합한 누비의 형태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Q. 국내보다 일본 시장에 브랜드를 먼저 선보인 이유가 궁금합니다.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에서 새롭게 발견한 점도 있었나요?
일본은 전통 패브릭과 소재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고 소재와 봉제의 완성도, 실제 사용감을 세심하게 살피는 시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누비의 소재와 만듦새가 일본 소비자에게 인정받는다면 다른 시장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봤어요. 한빛채가 이전부터 일본과 거래해 온 경험도 있었고 언젠가는 우리 브랜드의 이름으로 직접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현지에서는 한국과 달리 누비를 처음 접하는 고객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그런데 가볍고 부드러운 촉감에 좋은 반응을 보였고 ‘마음이 안정되는 제품’이라고 표현한 고객도 있었습니다. 첫 팝업에서 제품을 구매한 분들이 두 번째 팝업에 다시 찾아오기도 했고 3월 웹사이트를 연 뒤에는 재구매율이 12.1%로 나타났습니다. 제게 익숙했던 누비가 다른 지역에서는 새로운 소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누비는 손이 많이 가는 소재예요.
사람의 눈과 손이 계속 닿지 않 으면 작은 오차가 생기기 쉽지만
제대로 만들면 튼튼하고 부드러우며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Q. 브랜드에 가장 짙게 반영된 지역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구 섬유 장인들의 ‘묵묵한 고집’입니다. 누비는 손이 많이 가는 소재예요. 사람의 눈과 손이 계속 닿지 않으면 작은 오차가 생기기 쉽지만 제대로 만들면 튼튼하고 부드러우며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와 비교하면 누비 공장이 많이 사라졌지만 대구에는 지금까지도 이 작업을 이어가는 장인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키임스튜디오도 시작할 수 있었고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원단의 속통까지 좋은 소재를 고집하고 수없이 이어지는 바느질에서도 작은 오차를 그냥 넘기지 않는 태도 역시 그분들에게서 이어받았습니다. 무뚝뚝하지만 자신이 만드는 것에는 확실한 대구 사람들의 기질이 누비라는 소재와 키임스튜디오의 만듦새에 함께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키임스튜디오가 생각하는 ‘좋은 로컬 브랜드’란 어떤 브랜드인가요?
지역의 이름을 내세우기보다 그곳이 오랫동안 잘해온 기술을 지금 사람들이 사고 싶고 사용하고 싶은 물건으로 만드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에는 몇백 년 동안 이어진 가게와 브랜드가 많잖아요. 그 시간이 가능했던 건 다음 세대도 오래된 브랜드의 가치를 인정하고 고객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대구 장인들의 봉제 기술도 이불에만 머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 기술을 바탕으로 서울이나 도쿄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만들고 새로운 세대가 다시 그 가치를 발견하게 하는 것. 저희가 생각하는 좋은 로컬 브랜드는 그런 모습에 가깝습니다.

Q. 이번 <에딧 뎁트: 네오 로컬>에서는 쿠모 크로스백과 누비 패드를 함께 선보입니다. 두 제품을 이번 셀렉션에 포함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키임스튜디오의 뿌리와 현재를 함께 보여줄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누비 패드는 한빛채가 오랫동안 이어온 침구 제작 기술을 보여주고 쿠모 크로스백은 그 기술을 지금의 생활용품으로 확장한 제품입니다. 두 제품 모두 대구에서 원단을 누비는 과정부터 봉제와 마무리 검품까지 거쳐 완성됩니다. 이미 만들어진 기성 누비 원단을 가져와 사용하는 대신 직접 원단을 누비고 제품에 맞게 계속 테스트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요. 같은 누비가 침구와 가방이라는 서로 다른 물건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한자리에서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가방과 침구에서 시작해
패션과 인테리어 오브제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면서
대구 장인들의 기술을 이어가는 것이 저희가 그리고 있는 방향입니다.”
Q. 이번 <에딧 뎁트: 네오 로컬> 팝업 공간을 구성하면서 방문객이 어떤 감각을 쥐고 돌아가길 바라셨나요?
눈으로 보는 모습뿐 아니라 손끝으로 전해지는 누비의 ‘기분 좋은 부드러움’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바쁜 도심에서 잠시 멈춰 정성껏 누벼낸 원단을 직접 만져보고 누비가 가진 포근한 감각을 경험해보셨으면 해요. 앞으로도 누비를 오래된 소재나 이불을 위한 원단에 한정하지 않고 지금의 생활에서 맡을 수 있는 새로운 역할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가방과 침구에서 시작해 패션과 인테리어 오브제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면서 대구 장인들의 기술을 이어가는 것이 저희가 그리 고 있는 방향입니다.
Maker's Pick
쿠모 크로스백


침구에 사용하던 누비 기술을 일상의 가방으로 확장한 키임스튜디오의 대표 제품. 대구의 자체 공장에서 직접 누빈 원단을 사용하며 제품에 맞는 두께와 스티치 간격을 조정하고 테스트해 완성한다. 누비 특유의 가벼움과 부드러운 볼륨감은 살리면서 다양한 옷차림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실루엣으로 디자인했다. 오랫동안 몸을 감싸던 누비를 매일 어깨에 메는 물건으로 옮겨 지역의 오래된 제조 기술에 새로운 쓰임을 더한 키임스튜디오의 방향을 잘 보여준다.
<Edit Dept - NEO LOCAL> COMING SOON!
다가오는 9월, 키임스튜디오를 <Edit Dept - NEO LOCAL> 팝업에서 직접 만나보세요!
2026.9.17 - 30, 더현대 서울 B1 대행사장
fin.
𝗜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𝗲 Kiim'studio
𝗜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𝗿 Seeum Kim
𝗘𝗱𝗶𝘁 Seulgi Lee
대구를 누빈 포근함
키임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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𝗜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𝗲 Kiim'studio
𝗜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𝗿 Seeum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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