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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트 폐점 후 9년, 사라 안델만과의 선문답

Writer. Chanyong Park @parcchanyong 

Interveiwee. Sarah Andelman

Illustration.  Thibaud Herem


콜레트는 1997년부터 2017년까지 20년간 운영된 파리의 패션 편집 매장이다. 창립자 콜레트 루소와 그의 딸 사라 안델만이 함께 운영했다. 파리 1구 생 토노레의 3층짜리 매장에서 온갖 물건을 콜레트의 눈으로 골라 팔았다. 그 ‘온갖 물건’중에는 몇 유로짜리 BIC 라이터부터 BMW 전기차 i3의 콜레트 한정판까지 다양했다. 


이곳을 찾은 유명인도 다양했다. 생전 그럴듯한 것에 대한 인증기관과도 다를 바 없던 칼 라거펠트는 아니나 다를까 “콜레트에서만 물건을 산다”고 했다. 패럴, 리한나, 버질 아블로, 그레이스 코딩턴, 지드래곤 등 세대와 지역을 초월한 유명인들이 콜레트를 찾았다. 콜레트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판매원들의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수천 명에 달할 정도였다. 


그런 곳인 만큼 콜레트의 개점 20주년 이벤트가 폐점이라는 사실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콜레트 역시 자신들이 장사가 안 되어 그만두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보도자료까지 써서 알렸다. 폐점할 때는 트래비스 스캇이 공연을 했다. 그만큼 이들이 가진 상징지위와 그 상징지위 주변의 네트워크는 대단했다. 


콜레트가 문을 닫은 지 9년이 된 지금 누군가는 궁금해할 수도 있겠다. 어떤 곳이었길래. 미국 <에스콰이어>는 2017년 기사에서 ‘키스(Kith)와 버그도프 굿만(Bergdorf Goodman), 오프닝 세리머니(opening ceremony )의 역할을 동시에 한 곳’이라고 했다. 그 말대로였다. 값비싼 것과 스트리트풍의 요소를 섞는 키스나 오프닝 세리머니처럼, 그러면서도 값비싼 부티크의 요소를 가진 버그도프 굿만처럼. 콜레트는 이런 요소들을 섞는 게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었다. 


콜레트의 유산은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재치/스트리트풍의 무엇인가와 값비싼 제품/소재를 연결시켜 비싸게 파는 것. 멋있는 브랜딩과 그 상징지위를 유지하는 멋진 사람들. 그리고 멋진 사람들을 좋아하는 보통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무한한 아우라와 소문. 소문이 프리미엄을 만들고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사실이 소문이 되는 현대 사회의 신비한 순환고리. 콜레트가 이 순환의 중심에 있었다. 


콜레트의 사라 안델만은 콜레트가 문을 닫은 후에도 활동을 계속한다. 본인의 에이전시 ‘저스트 언 아이디어’를 통해 여전히 콜레트에서 하던 듯한 일들이 진행된다. 그 마법 같은 일들은 어떻게 가능하며 지속될 수 있을까. 더현대 오리지널 로컬 매거진인 ‘에딧 뎁트’가 사라 안델만과 나눈 이야기에 일말의 키워드가 들어 있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 핵심이다.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늘 말로 설명되거나 인쇄되지 않는다. 선문답 어딘가에 암시들이 들어 있을 뿐이다. 



콜레트(Colette)는 큐레이션이 그 자체로 창조가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했습니다. 그걸 언제 깨달았나요? 

우리가 콜레트를 열었던 1997년에 우리가 ‘큐레이션’에 대해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그게 콜레트의 첫 날부터 한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물건,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한 물건들을 선택하는 일 말예요. 

우리의 선택, 혹은 ‘큐레이션’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명확해졌어요. 균형을 찾고 이야기를 창조하는 과정을 거쳤으니까요. 선택에 대해 한 마디 더하자면 저는 비주얼 머천다이징 역시 창조의 한 형태라 생각해요. 진열은 재미난 일인 동시에 선별된 물건들을 올바로 보여주는 일은 무척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영향력이 정점에 달한 2017년에 콜레트를 닫았습니다. 그 결정이 당신에게 어떤 자유를 주었나요?

콜레트와 20년 동안 멋진 모험을 한 뒤, 우리는 그때가 콜레트의 페이지를 넘길 적절한 순간임을 느꼈어요. (콜레트를 닫았으니)나는 더 이상 쇼룸을 찾아다니고 물건을 발주하며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죠. 일요일에 신제품 진열을 준비하거나 갤러리에서 새 쇼를 설치할 필요도 없고요. 하지만 나는 내 일을 계속해요. 내 회사 저스트 언 아이디어(JUST AN IDEA)와 함께요. 늘 무엇이 새롭고 누가 흥미로운지 찾는 여정을 계속하고 있답니다. 


당신에게 ‘저스트 언 아이디어’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저스트 언 아이디어’는 인기 오프라인 매장이었던 콜레트가 못 하던 걸 할 수도 있나요? 

‘저스트 언 아이디어’는 콜레트가 진화한 거에요. 우리는 여전히 디자인, 예술, 미식, 뷰티, 패션계와 이어져 있으니까요. 저는 재능 있는 사람들과 브랜드를 연결하고 특별한 프로젝트에서 큐레이션을 합니다. 저는 여전히 여러 유통 비즈니스의 플레이어들과 연결되어 있어요. 최근에는 파리의 ‘비욘드 더 스트리츠(Beyond the Streets)’, 뉴욕의 ‘스누피 인 스타일(Snoopy in Style)’ 르 봉 마르셰의 사카이 팝업 등을 진행했습니다. 곧 일본 브랜드 ‘언리얼리지(Anrealage)’ 팝업이 이어질 거에요. 


특정한 매장의 주소 하나 없이 브랜드, 도시, 여러 유통 채널을 가로질러 일하고 있죠. 그게 당신의 큐레이션 방식을 바꾸었나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콜레트 때나 지금이나)같은 방식으로 적합한 조합과 구색을 생각할 뿐이에요. 다양성, 특별함, 독점적 요소, 적절한 가격, 감각의 전파…제가 집중하는 요소는 그때와 지금이 다르지 않아요. 


많은 유통 회사들이 ‘큐레이션’과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그 중 진짜는 무엇이 다른가요?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는 걸 만들고 싶어하는 한국의 ‘큐레이터’들을 위해 조언 한 마디 해줄 수 있나요? 

진정성이 기본이에요. 성공한 누군가를 베끼려 하지 않고 자신만의 버전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되 그들을 놀라게 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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