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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으로 쌓은 작은 백화점
딥아트먼트 스토어
디자이너의 조명 옆에 멀티탭과 공구가 놓이고 오래된 책과 시계가 그 사이를 채운다. 딥아트먼트 스토어에는 시대도 국적도 가격대도 다른 물건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이들을 연결하는 기준은 유명한 이름이나 희소성이 아니다. 직접 사용하며 만족할 수 있는지, 시간이 지나도 계속 곁에 두고 싶은지를 살핀다. SNS에 매일 하나씩 좋은 물건을 소개하며 100개가 넘는 취향의 목록을 쌓아온 김은기 팀장에게 오래 사용할 물건을 발견하고 소개하는 기준을 물었다.
𝗜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𝗲 DeepArtment Store
𝗜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𝗿 Seeum Kim

딥아트먼트 스토어(DeepArtment Store)
디자인 가구와 조명부터 책, 공구, 생활용품까지 시대와 국적을 넘나드는 물건을 선보이는 서울의 편집숍. ‘Deep’과 ‘Art’, 백화점을 뜻하는 ‘Department’를 결합한 이름처럼 특정 장르에 한정하지 않고 운영자가 깊이 좋아하고 직접 권할 수 있는 물건을 한데 모은다. 아르테미데와 플로스 등 디자인 브랜드의 제품과 오래된 책, 생활용품을 소개하는 한편 러닝 조끼와 LP백, 미니 샤코슈 백 등 자체 제품도 제작한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하루에 하나의 물건을 골라 그 쓰임과 이야기를 소개하는 ‘좋은 물건’ 시리즈를 이어가며 딥아트먼트 스토어만의 취향을 기록하고 있다.
“예술의 가치나 깊이를 반드시 누군가가 정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좋아하고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며 애호하는 것이라면
그것 역시 나에게 충분히 깊이 있는 물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딥아트먼트 스토어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처음에는 어떤 물건을 소개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이사를 많이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물건에 애착을 갖게 됐습니다.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잘 만든 물건을 좋아하게 됐고 한 번 산 물건은 오래 사용하는 편이었어요. 어떤 물건이든 한 번 더 쓰고 조금 더 오래 사용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이롭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행에 따라 빠르게 소비되는 물건보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곁에 두고 싶은 물건에 관심이 갔어요. 딥아트먼트 스토어도 그런 물건을 찾아 소개하는 공간으로 시작했습니다.
Q. ‘딥아트먼트(DeepArtment)’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를 담으셨나요?
예술의 가치나 깊이를 반드시 누군가가 정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좋아하고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며 애호하는 것이라면 그것 역시 나에게 충분히 깊이 있는 물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DeepArtment’라는 이름도 그런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Deep’과 ‘Art’ 그리고 백화점을 뜻하는 ‘Department’를 함께 떠올려 만든 이름이에요. 누군가가 정해놓은 기준의 예술품만 다루기보다 저희가 깊이 있게 좋아하는 여러 물건을 한데 모은 작은 백화점 같은 편집숍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Q. 아르테미데와 플로스의 조명부터 책과 공구,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물건을 소개합니다. 장르와 가격대를 넘어 하나의 취향으로 연결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내가 직접 사용하면서 만족할 수 있는가, 그 만족을 다른 사람에게도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가’입니다. 작고 소소한 물건에도 애착을 가질 만한 부분은 많다고 생각해요. 어떤 물건은 짧은 시간만 사용하도록 만들어지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품질을 유지하는 물건도 있습니다. 딥아트먼트에서 말하는 좋은 물건은 감상하는 데서 끝나기보다 곁에 두고 사용하면서 점점 더 좋아지는 물건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 물건을 하나씩 모아 공간에 취향의 층을 쌓는 것이 저희의 큐레이션 방식입니다.
Q.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선별하는 한편 딥아트먼트 스토어의 이름으로 자체 제품도 만들고 있습니다. 어떤 물건을 직접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지나요?
이미 세상에는 좋은 물건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체 제품에도 저희의 그래픽과 메시지만 담기보다 편집숍처럼 여러 좋은 요소를 한데 모으려고 해요. 러닝 조끼에는 저희가 유통하는 나잇아이즈의 작고 튼튼한 ‘카라비너’와 야광 지퍼 풀러를 적용하는 식입니다. 취향과 문화를 지지하는 마음에서 LP를 담는 토트백과 시집을 담는 ‘미니 샤코슈 백’을 만들었고 일상의 작은 물건을 잴 수 있는 ‘룰러 카드 케이스’도 선보였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좋은 요소를 발견하고 딥아트먼트의 쓰임과 취향에 맞게 다시 조합하는 것도 저희가 제품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오래된 물건인데도 여전히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좋은 물건일 가능성이 높다고 봐요.
저희가 생각하는 좋은 물건은 오래 사용할 수 있고
오래 들여다볼 만한 이야기가 있는 물건입니다.”
Q. 새로운 물건은 주로 어디에서 발견하나요?
일본에 출장을 가면 북오프 같은 중고 서점이나 잡화점에 꼭 들릅니다. 오래된 물건인데도 여전히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좋은 물건일 가능성이 높다고 봐요. 형태와 기능을 오래 유지하면서 디자인까지 좋은 물건을 계속 공부하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디자인이나 제작자의 이야기처럼 눈에 잘 보이는 특징에 관심이 갔다면 여러 물건을 직접 사용하고 소개하면서 지금은 ‘오래 곁에 둘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평범해 보였던 물건도 계속 사용하다 보면 작은 디테일이나 만든 사람의 고민을 뒤늦게 발견하면서 더 좋아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저희가 생각하는 좋은 물건은 오래 사용할 수 있고 오래 들여다볼 만한 이야기가 있는 물건입니다.
Q. 인스타그램에서 하루에 하나씩 ‘좋은 물건’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100회 넘게 이어왔습니다. 꾸준히 하나의 물건을 골라 기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매장에는 요모조모 살펴보면 재미있는 물건이 많은데 사진 한 장과 가격만으로는 왜 저희가 그 물건을 골랐는지 전달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하나 정도는 물건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저희가 왜 좋아하는지를 이야기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판매를 위한 콘텐츠라기보다 딥아트먼트가 어떤 물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꾸준히 기록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줄자와 멀티탭 같은 일상용품부터 오래된 시계와 책, 디자이너의 가구와 조명까지 같은 형식으로 소개하다 보면 개별 상품을 넘어 딥아트먼트 스토어의 취향 자체가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Q. 브랜드에 가장 짙게 반영된 지역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서울에서 살아가며 다양한 지역과 시대의 물건을 발견하고 다시 연결하는 지금의 방식 자체가 저희의 지역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울은 빠르게 변화하고 새로운 것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도시지만 저희는 그 안에서 오히려 오래된 것과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것에 관심을 가져왔어요. 해외에서 오랫동안 사용해온 물건을 지금의 서울에서 새롭게 소개하기도 하고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 지나쳤던 한국의 오래된 책이나 생활문화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딥아트먼트의 지역성은 특정한 형태나 소재보다 지금 서울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관점과 안목에 근간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살 아가는지가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꼭 그 지역에서 난 재료로 만들거나
오래된 전통을 이어야만 로컬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Q. 딥아트먼트 스토어가 생각하는 ‘좋은 로컬 브랜드’란 어떤 브랜드인가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꼭 그 지역에서 난 재료로 만들거나 오래된 전통을 이어야만 로컬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곳에서 온 물건이나 문화를 받아들이더라도 그곳 사람들의 취향과 생활을 거치면 또 다른 모습이 될 수 있으니까요. 저희도 서울에서 해외의 오래된 물건을 소개하고 한국의 옛 책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저희만의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무엇을 가져왔느냐보다 그것을 여기에서 어떻게 보고 즐기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 <에딧 뎁트: 네오 로컬>에서는 <뿌리깊은나무> 단행본을 집중적으로 소개합니다. 수많은 오래된 책 가운데 <뿌리깊은나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국어처럼 사용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언어권에서는 특정한 취향과 주제를 깊이 다루는 잡지나 단행본이 오래 유지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뿌리깊은나무>와 그 단행본들은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당시 한국의 생활문화와 사람, 지역, 건축, 공예 같은 이야기를 깊이 있게 기록하면서 이를 전달하는 편집과 디자인까지 무척 세심합니다. 저희가 해외의 오래된 디자인 잡지와 책을 지금 다시 찾아보며 가치를 발견하듯 한국에서 오래전에 만들어진 좋은 기록도 지금의 시선으로 다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의 광고와 소비문화를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고요. 이번 팝업에서도 많은 분이 그 안에서 각자의 흥미로운 장면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뿌리깊은나무>에서 지금 다시 보아도 특히 흥미롭다고 느낀 기록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숨어사는 외톨박이>라는 책이 기억에 남습니다. 내시와 각설이, 백정 등 당시 사회의 주변부에 놓였던 사람들을 만나 기록한 민중 자서전이에요. 역사에서 좀처럼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기 어려웠던 사람들을 우리와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한반도에서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모습으로 기록합니다. 특히 그들이 사용하는 사투리와 비속어, 말습관까지 그대로 담겨 있어서 오래전에 기록된 이야기인데도 살아 있는 대화처럼 느껴져요.
Q. 이번 팝업에서 <뿌리깊은나무>를 비롯한 딥아트먼트 스토어의 제품 큐레이션을 통해 관람객들이 새롭게 발견했으면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좋은 물건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유명해서 알고 있던 물건을 확인하는 것도 즐겁지만 모르고 있던 책 한 권이나 작은 생활용품을 우연히 발견하고 그 이야기를 알아가는 데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에는 <뿌리깊은나무>를 비롯해 시대와 국적, 가격대가 서로 다른 물건을 함께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일견 관련 없어 보이는 물건 사이에서도 각자가 자신만의 연결고리를 발견했으면 좋겠어요. 팝업을 나설 때 무언가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이런 물건도 있었구나’라는 작은 발견 하나를 가져가실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
Maker's Pick
미니 샤코슈 백

시집이나 작은 책 한 권을 가볍게 넣어 다닐 수 있도록 만든 딥아트먼트 스토어의 자체 제작 가방. 납작한 형태에 지퍼를 달아 책과 작은 소지품을 수납할 수 있고 스트링 길이를 조절해 몸에 맞게 멜 수 있다. 좋아하는 시집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가지고 다니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제품이며 각자의 취향과 취미를 자유롭게 드러내고 지지하자는 브랜드의 마음도 담았다. 좋아하는 물건을 곁에 두고 직접 사용하며 애착을 쌓아가는 딥아트먼트 스토어의 태도를 잘 보여주는 제품이다.
<Edit Dept - NEO LOCAL> COMING SOON!
다가오는 9월, 딥아트먼트 스토어를 <Edit Dept - NEO LOCAL> 팝업에서 직접 만나보세요!
2026.9.17 - 30, 더현대 서울 B1 대행사장
fin.
𝗜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𝗲 DeepArtment Store
𝗜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𝗿 Seeum Kim
𝗘𝗱𝗶𝘁 Seulgi Lee
취향으로 쌓은 작은 백화점
딥아트먼트 스토어
Local
𝗜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𝗲 DeepArtment Store
𝗜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𝗿 Seeum Kim






